올해는
밤이 별로 실하지 않습니다
봄에 밤나무에 벌레가 가득했는데
어렵게 몇개의 밤이 달리기는 했지만
차례상에 올릴 몇개를 빼고는 알이 작습니다
그냥 삶아서 차숫가락으로 빼먹어야 하는 정도로
알이 작습니다
그래도
어머니 생각하면서 열심히 줏습니다
어머니는 늦은 가을이면 아침마다
밤나무 아래로 가시곤 했는데
이제는 안 계시니 쓸쓸하게 혼자서 밤을 줏습니다
어머니 생각이 어떠신지 몰라서
밤나무 가지를 치지 못했는데 올해는 웃자란 가지들은
다 잘라내려 합니다
이제 화분도 들여 놓을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올 봄에는
화분좀 내 놓고 물좀 주렴 그러셨는데
이제는 제가 혼자서 분갈이하고 거실에 들여 놓아야 합니다
언제까지 어머니 생각이 이렇게 날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많이 보고 싶습니다
대추도 작년에는 꽤 실햇는데
올해는 별로 좋은 편이 아닙니다
주말에 언제 시간이 날때 한번 떨어야 하는데
별로 그러고 싶지 않습니다
대추나무도 올겨울에는 가지를 좀 치려 합니다
키만 너무 크고 있는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