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제법 내리고 있습니다
기온도 겨울같습니다
이제야 좀 겨울같습니다
좋네요
겨울은 겨울다워야하고
여름은 여름다워야 하고
남자는 남자다워야하고
여자는 여자다워야하고
군인은군인다워야하고
엄나는 엄마다워야하고
아버지는 아버지다워야하고
그런말을 하면 누군가 꼭 시비를 겁니다
남자답다
여자답다
이런말이 성평등에 위배된다고
성비하라고
남자다운게 뭐고 여자다운게 뭐냐고 따집니다
그렇게 따지고 들어서 이번 대통령이 뽑힌건 아시나요
그냥 간단하게 예를 들어 드릴께요
아버지가 맨날 술쳐드시고 노름하고 놀러다녀요
철없는 불량배처럼해요
괜챦은가요
아버지다운게 뭔데
나 이렇게 살고 싶어 내 자유쟎아
그래도 되나요
아버지답지 않아도 되는거지요
그건 다른거지
뭐가 다른데요
왜 유독 남자 답다 여자답다에만
그렇게 민감하게 반응하는데요
사자와 토끼는 다른거예요
사자가 풀뜯어먹고 토끼가 눈빨개가지고 얼룩말 잡아먹으면
그걸 보는사람들이 이런말해요
말세야 말세
또 딴길로 샌다
네 겨울다워서 좋습니다
물론 추운건 힘듭니다
눈이 와도 힘들고
그래도 겨울은 겨울다워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눈이
더 오면 봉고차는 산아래 세워두고
임도는 갤로퍼로 다녀야합니다
급경사는 걸어다녀야하고
그런데 예전에 비해서는 눈이 와도 한결 걱정이 덜합니다
왜
임도 2키로미터중에서 1키로미터는 포장도로를 개설하느라
길이 엄청 좋아졌거든요
횡재한기분이 듭니다
우리나라 참 좋은나라입니다
돈도 많고 부자인 나라입니다
그래도
임도에서 집내려가는길은 걸어가야 합니다
진창이거나
눈이 조금만 와도 내려가는거야 내려가도
올라오지는 못하거든요
출근할때 신는 신발은 차에두고
등산화로 갈아 신고 내려가야지요
새벽에출근할때에
장작을 몇토막 넣어두고 가면
퇴근할때까지도 온기가 좀 있습니다
유리창에 얼음이 안생겼네요
눈이 계속 오네요
임도에 올라와서 봉고차와 갤로퍼 눈을 치웠습니다
봉고를 산아래 내려다 둘까
그냥 버티다가 내일 새벽에 출근할때
내리막길 눈을 치울까 생각중입니다
저녁때 잘때
깜빡하고 신발을 방에 안들여 놓으면
아침에 얼음 구두 신는 것 같은 기분입니다
밤에 잘때 이지말고 신발을 난로 옆에 두어야 합니다
난로에 신발을 데울때마다
어머니 생각이 납니다
연탄 아궁이에 신발 데워주시던
아랫목 이불속에 밥묻어 두었다가 주시던
생각하면 눈물짓게 만드는 어머니
이 시절엔
어머니 다운 어머니는 모두 사라지고
어떻게든 돈벌고 예뻐지려고 애를 쓰는
나이든 여자들만 남았습니다
아침 6시반입니다
영하 16도라고
뭐 그렇게 추운거같지 않은데
너야 익숙하니 그렇지
영하 25도나 되야 와 좀 추운데 그럴거쟎아
그렇기는 해요
겨울은 겨울다워야 한다니까요
임도 급경사에 도착했습니다
눈을 치워 볼까요
눈삽 빗자루 넉가래중에서
오늘은 넉가래를 선택했습니다
아침부터 땀내면 안되는데
영하 16도인데 땀날까봐 걱정을 합니다
땀나려하면 쉬고
식으면 다시 치우고
잘 출근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