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집짓기

깊은 산속 혼자서 집짓기

산끝오두막집

혼자살아가기

겨울비

산끝 오두막 2016. 12. 22. 10:35

 

동짓날이랍니다

인터넷에서는 팥죽먹는 날이라는데

그런 먹는 것보다 제게 중요한 것은

이제는

낮이 길어 진다는 것입니다

낮이 짦아지는 하지부터는

이상하게 마음이 조금 초조해집니다

낮이 짧아진다는 것은

겨울이 온다는 것이고 겨울이 온다는 것은

따뜻한 밥한끼와

따뜻하게 하룻밤자는 일이 살짝 걱정으로 다가오거나

아니면 이번 겨울에는 얼마나 걸어야 할까

눈은 또 얼마나 내리고

얼마나 추을까 장작은 충분한가

그런 생각들이 많이 생겨나서 그런것 같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편안하게 도시에 살아 볼까

그런 생각은 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 모든 것이 조금은 걱정되고 불편하고

몸이 힘들다고 해도

산속에 사는 것이 더 좋습니다

 

동지가 되면

슬쩍 기분이 좋아지기 시작합니다

그래 동지야

그렇다면 이제부터는 낮이 길어지는 것이지

새벽에 걷는것 같은 느낌도 이제는 점점더 엷어진다는 뜻일것이고

저녁해도 길어져서 무엇인가를 더 할 수 있는 시간이 생긴다는 뜻이지

조금만 더 버티면

초록이 푸르른 계절이 다시 온다는 뜻이기도 하고

 

그래서 늘 동짓날을 기준으로

하강과 상승을 반복하는 한해의 생체리듬을 느끼기도 합니다

 

한겨울 강추위의 동짓날 부터는

기분이 조금씩 좋아지기 시작하는 때입니다

그런데

올해는 의외로 장대비가 쏟아졌습니다

바올때 날씨의 느낌은

늦가을 장맛비같은 느낌으로 쏟아졌습니다

 

처마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장작을 패는데 흡사 이건 장마에 쏟아지는 비 같았습니다

그렇단 말이지

만약 이런 날씨라면

여름은 더 더울것이고

매년 겨울은 더 덜 추워질것이고

북극빙하 아래 유입되는 온수로 인해

급격하게 녹아내리는 바닷물로 인해

지구가 더워지는 것일지도 모르지

그렇다면

이번 세대에 무슨일이 생길지도 모르겠네

 

인구가

4억에서 8억이 되는 기간이 몇백년이었고

8억에서 16억이 되는 것은 몇십년이었고

16억이 32억이 되는것은 십년 안쪽이었고

32억이 64억이 되는것은 몇년 안쪽이었고

그렇다면 64억이 128억이 되는것도 순식간의 일이겠네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지구라는 땅떵어리에 얹혀 있는 이 수많은 인간들을

지구가 못 버티면 어떻게 할까

 

아마 공룡같이 되겠지

무엇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멸종이라는 단계를

피 할수 없을지도 몰라 

 

난 참 다행인거야

가난한 어린시절 시작해서 이제는 차도 굴리고

고기도 마음놓고 먹어보고

구경도 실컷해보고 그런 세상에 살았으니 

 

한겨울 크리스마스전에

장작을 패다가 처마아래서 깜깜한 숲속에

퍼붓는 겨울비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합니다

 

아침출근길에 계곡을 보니

여름 장마철에나 보는 흙탕물이 마구 흘러 내려가고 있습니다

 

 

 

'혼자살아가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화이트 크리스마스  (0) 2016.12.23
눈길 출퇴근  (0) 2016.12.23
출장  (0) 2016.12.22
진창길  (0) 2016.12.21
흑마늘  (0) 2016.1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