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명절때
어머니를 모시고 형네집에 다녀올때였습니다
휴게소에서 화장실을 갔다오는데
감자가 가득담긴 상자에
필요하신분 가져가세요
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뭘까요
그 감자박스는
감이 오시나요
멀리 타지에 혼자사는 자식들에게
시골사는 부모들은 뭔가를 듬뿍 많이 해주고 싶어합니다
여자들은 여자들끼리 다 이해 합니다
많이 줄수록 고맙고
남으면 남들에게 나누어 주며 인심도 베풀고
남자는
이 많은 감자를 어떻게 처치할수 없습니다
봉지에 담아 이웃과 나눌수도 없고
냉장고에 다 들어가지도 않고
일년이 지나도 다 못먹을 것이고
버릴수도 없고
아마
이 사람 많은 휴게소에 두면 누군가 가져 가겠지
라고 생각했나 봅니다
하지만 이것도 안 없어집니다
누구건지
먹어도 되는건지
무슨 불순한 의도는 아닌지
누군가에게 무엇인가를 선물할때는
자식이든 남친이든 여친이든 부모님이든
내가 좋아하는걸 선물하면 안됩니다
내가 생각할때
상대가 이걸 좋아하겠지하는 걸 선물하면 안됩니다
제일 좋은 선물은
물어보고 원하는 선물을 하는겁니다
그리고
원하지 않는데 하는 선물은 짐이 됩니다
생전에
어머니께 필요할거라고 생각하는 전자제품이나
신기술이 적용된 편리한 물건들을 사가지고 가면
꼭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물어보지 그랬니
어머니도 그 전자제품들을
안쓰실수는 없고
쓰기에는 불편하고
아들이 사온것이니 버릴수도 없고
안쓰자니 아들에게 미안하고
쓰자니 너무 불편하고
누군가에게 무슨 선물을 할때
자취방에 자식에게 반찬을 해다 줄때
남친에게 목도리를 선물할때
여친에게 작은 선물을 할때
어떤게 좋은지
얼만큼 하는게 좋은지
물어보고 하시는게 좋습니다
그런게 고민이 되면
그냥 돈으로 주는게 제일 좋습니다
돈은 남아도 휴게소에 두고 가지는 않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