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서 임도를 올라가고
갤로퍼로 눈길을 지나고
임도끝에 정상에서
아침 일출을 보고
걸어내려가서 봉고를 타고
간선도로를 30분쯤 가서
국도 15분쯤 달려서 출근하고
앞이 보이지 않는
갈대숲을 헤치고 다니고
봄 색깔이 완연한 강도 지나고
퇴근해서
강아지 이리와 훈련도 시키고
포크레인도 고치고
장작도 패고
밥을 해서 먹고
운동하고
책도 읽고
생각도 하고
잠을 자고
다시 해돋이를 보면서
아침 출근을 합니다
누군가
돈이야기를 하고
성공이야기를 하고
큰집이야기를 하고
사는게 별 재미가 없다하면
이렇게 말해줍니다
그래서 얼마면
손가락 두개와 바꿀수 있는데
그래서
얼마나 좋은집이면
다리 하나와 바꿀건데
뭐가 얼마나 재미있어야
지금 네 삶과 네 몸을 주고 바꿀건데
아무일 없는 하루
평범한 네 삶 네 몸이
얼마나 고마운 상황인지 모르나 보네
손가락 두개가 잘라지지 않아서
다리가 하나 없어지지 않아서
오늘 하루가
아무일 없어서
오늘 하루가 무사하게 흘러가서 너무 고맙다고 생각해 봐
그렇게 생각할 수 있으면
별 것 아닌 것 같은 인생도 꽤 즐겁고 괜챦은 인생이고
아무일 없는 평범한 오늘 하루가
정말 괜챦은 하루라고 생각이 들걸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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