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내리고
강풍이 불면서 많이 춥네요
숲속에 집이 있으면
바람이 많이 불지 않습니다
나무들이 거친 바람을 대개는 다 막아 주거든요
예전 바닷가에서는
집앞에 나무를 심어 바람을 막기도 했는데
그런 숲을 방풍림이라고 부르기도 했답니다
나무는 여러모로 고마운 존재입니다
여름에는
잎이 무성해서
그늘을 만들어주고 산소를 제공하고
겨울에는
나뭇잎이 떨어져 햇빛이 집안에 들게 해주고
죽어서는 장작으로 추운날을 따뜻하게 해주고
내가 추운 겨울에
따뜻하게 살게 해 주는
많은 것들에 고마움을 느낍니다
장작이며
전기며
자동차며
저 넓은 마당중에
운동할만큼 작은 면적을 눈을 치우는데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임도까지 올라가는 길은
아예 눈치울 엄두를 못내고
그냥 장화신고 걸어 다닙니다
며칠전에 반팔입고 호수에서
첨벙거리던게
실제였나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왠만하면 얼지 않는 창문도 단단하게 얼었습니다
장작불을 아무리 잘 조절해도
새벽에는 좀 춥게 마련인데
여태
이렇게까지 얼정도로 추운 날은 없었던것같습니다
많이 춥기는 하네요
앞산을 바라보는 통유리창도 얼음이 가득합니다
이런 방에서 잠은 잔다는 것은
극기 훈련에 가깝다는 생각도 하지만
보통은 아침까지 깨지 않고 잘 잡니다
장작난로만으로
난방을 하며
산다는 것은 아주 까다로운 난방방법입니다
불조절이 쉽지 않기때문인데
장점도 아주 많습니다
아무 걱정이 없습니다
그 걱정이란
보일러 기름떨어질 걱정
전기세 걱정
기름걱정
기계가 망가질 걱정
어디 다닐때 동파때문에 해야 할 걱정
제가 생각하기에는
단점보다는 장점이 많습니다
지난번에 옥수수턴것을
강냉이로 튀겨왔습니다
겨울밤에 심심할때 주전부리로 먹으면 좋습니다
배도 안부르고
설탕이나 소금걱정 안해도 되고
봉고는 좀 따뜻하면 출퇴근할때 타려고 하는데
아직은 산타페가 좀더 고생을 해야 할때인가봅니다
비닐하우스 옆에서 눈을 덮고 잘 쉬고 있네요
오늘은 좀 만만한 날씨입니다
이 정도면 참을만한 추위입니다
이제는 동지도 지났고
입춘을 기다리면 삽니다
무엇인가를 기다리며 산다는 것은 좋은 것입니다
오지 않는 사람을 기다리지 말고
오지 않는 횡재를 기다리지 말고
오지 말라고 해도
반드시 기필고 언젠가 내게 다가오는
시간을
때를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리면 됩니다
아름다운 꽃이 피는 봄을
신록이 푸루는 여름을
온갖 과일이 익고 낙엽이 아름다운 가을을
흰눈이 소복하게 쌓이는 찬바람 상쾌한 겨울을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리며 살면
행복해 질수도 있을지 모릅니다
그래서
손잡이가 쩍쩍 달라붙는 강추위에
한겨울 산속에 장작 불때는 너는 행복하냐
안 행복할건 뭐 있나요
그냥 좋다고 생각하면 다 좋은 일인데
산타페는 역시 혼자는 시동이 안걸려서
밧데리 두개를 ㅇ녀결해서 시동을 걸고
잘 출근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