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가 왔습니다
한파주의보가 내렸답니다
겨울은 좀 추워야지요
따뜻한 집에서 반팔입고
따뜻한 물로 씻고
따뜻한 밥먹으면서
밖에 나가서는 춥다고 합니다
잔뜩 껴입어 보세요
두툼한 속내의 기모들어간 청바지 털모자 방한 장갑
방한점퍼 두벌
그렇게 잔뜩 껴 입으면 안춥습니다
덥다구요
더우면 벗어들면 되지요
누군가 그런 말을 했습니다
가게에 점퍼 속에는 반팔입고 들어와서
가게가 왜 이렇게 춥나고 한답니다
어디 갈때는 따뜻하게 입고 가세요
그 가게 난방비 엄청나게 들어가는데
왜 여름처럼 입고 다니면서
세상에 이산화 탄소를 잔뜩 뿌리게 하는것인가요
겨울은 추운게 맞는겁니다
내가 따뜻하게 입고 다니면 되는걸
왜 남에게 석탄때면서 기름때면서 원자로 전기쓰면서
실내를 따뜻하게 난방하라고 하는건가요
제발 건강한척하고 얇게 입지 마세요
얇게 입었으면 어디 남의 가게가서 춥다고 하지 마세요
잔뜩 껴입었는데도 추울때만 춥다고 하세요
세상 구하는일은
아메리칸 히어로가 아니라
내가 우리가 겨울에 옷 잔뜩 껴입으면 되는
아주 간단한 일입니다
얼마나 둔하게 많이 껴입었는지
그림자가 곰 같습니다
제일 추운곳은 엄지 발가락입니다
다른 곳은 다 몇겹씩 옷이나 장갑을 껴입을수 있는데
징박힌 장화 크기 때문에 양말 한켤레뿐이어서
발은 많이 시렵습니다
그래도 한 30분 걷게 되면 살짝 열이 나서
괜챦습니다
눈이 제법있어서
다니던 눈길 옆에 다른곳을 디디면
푹푹 빠져서 걷기 힘드니 조심조심 오솔길 걷드이 걷는것도
편한 눈길이 아니게 합니다
그래도 재미있습니다
산속에 눈길을 걸어가면 보는 것들이 많거든요
눈속을 뛰어다니느 고라니나 노루 보는일
깡총거리며 눈속을 뛰어다니는 갈색 작은 산토끼 보는 것
산중턱에 오르면 조용한 산아래 마을 내려다 보는 것
강풍에 눈보라 날리는모습
깜깜한 한겨울밤에 찬란하게 빛나는 별빛을 보는 것
때로는 눈길을 걸으면서
이런 생각도 합니다
무엇때문에 사는가
무엇을 위해 사는가
어디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언제 시작해서 언제 끝나는 것인가
지나 온 눈속에 자신의 발자국을 보면서
살아온 지난날들을 잠깐씩 생각하기도 합니다
집이 보이는 임도 끝에를 오면
이제 다왔네
얼른 불피우고 몸을 좀 덥혀야지
물도 길러야 하고
밥도 해야 하고
그래도 전기가 들어 온 뒤로는 사는것이 아주 편리해졌습니다
이만하면 사는데 아주 불편함이 없는
정말 훌륭한 집이야
혼자 만든집 치고는 쓸만해
그래서 기분이 또 좋아집니다
오늘은 영하 24도
이 정도면 당연히 산타페가 시동이 안걸립니다
밧데리 두개를 연결해서 시동을 걸고
오래된 디젤엔진이 푸드덩거리면서
돌아가는 소리를 들으면 반갑습니다
그래 아직은 너나 나나 우리 버틸만한 나이야
네 나이 12 살인데
앞으로도 몇해는 더 버티어 줄거지
좀 미안하기는 하다
나이에 비해 너무 많이 돌아 다니게 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