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야기를 하면서
남자가 얼마나 멍청하고 둔감한가
아니면
나만 그런가
만약 여자라면 눈에 안들어 올일이 아닌일인데
어떻게 그런게 눈에 안보일까 그런생각을 했습니다
일요일에 시골집에서 오두막으로 돌아와
첫눈에 들어왔던것이
양수모터 질소탱크 얼어터진 것
두번째 눈에 들어 온게 난로위에 물통이 꽁꽁 언것
얼른 따뜻해 지고 싶어서
양수모터를 고치고
난로에 불피워 물통을 녹이고
강아지 열선달린 물통에 물부어주고
그때까지 방안을 서너번은 들락거렸는데
눈앞에 바로 보이는 고구마는 상태를 몰랐습니다
김치 찌게를 끓이려고 싱크대옆을 보는 순간
깜짝 놀랐습니다
쥐가 고구마 반을 파 먹었습니다
쥐라니
아니 얼마만에 방안에서 쥐 흔적을 보는거지
밤에 난로에 구워 먹으려 한건데
그건 그렇고 어디로 들어 온거야
큰일이네
쥐구멍을 찿아야 합니다
안그러면 밤새 쥐가 벽 긁는 소리로 잠을 못자게 됩니다
아니면 이불속에서 같이 잘수도 있습니다
손전등을 들고
온 구석 구석을 다 뒤져봤습니다
들어오는 구멍은 하나뿐인데
아
지난여름 물빼고 퇴수 구멍을 안막았네
철망모기장으로 막는곳인데 깜빡하고 안막았나 봅니다
얼른 막았습니다
그런데 들어온쥐가 방안에 숨어 있는건 아닐까
일단
끈끈이 쥐체포를 방아네 어두운 구석에 두개 숨겨 두었습니다
이제 저녁밥을 해먹어야지
밥을 했는데 이상하게 밥이 설익었습니다
쌀이 이상한가
물에 덜 불려서 그런가
여하튼 김치찌게해서 밥을 먹고
남은 밥은
강아지에게 참치를 비벼서 밥을 주고
밤에 쌀을 물에 불려서
아침에 밥을 다시했습니다
밥이 또 설익었습니다
왜지
생각해보니 밥을 하는데 증기가 옆으로 샙니다
밥솥 뚜껑을 열고 패킹을 자세히 봤는데
그때까지도 밥솥 옆에 저 작은 가루들이
뭔지 아무 생각이 없었습니다
여자라면
아니 다른 사람들이라면 금방 알았을텐데요
제가 둔하기는 둔한가 봅니다
그러니 이러고 살겠지
쥐가 패킹을 다 쏠아서 압력이 안생기는 상태입니다
이런
이러니 밥이 제대로 될리가 있나
쥐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새벽 두시쯤에 방에 구석에서 찍찍 거리는 소리가 나서
불을 켜고 봤더니
끈끈이판에 뒷다리 하나만 간신히 붙어 있습니다
안간힘을 쓰는데 금방 떼고 달아 날 것같습니다
와
손으로 주릴 잡을 수도 없고
끈끈이 판을 들면 발이 떨어질 것 같고
어떻게 하지
끈끈이 판을조심조심 들어서
창밖으로 던졌는데
아침에보니 끈끈이 판대기만 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