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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살아가기

제단에선 술먹지 마라

산끝 오두막 2008. 2. 18. 09:06

세번째 태배산

 

가보자는 사람이 있어

또 갔었다

 

물론 이번에는

등산은 아니어도

산으로 버섯이나 산나물을 뜯는 사람이라

엄척 빠른 속도로 등산을 하게 됬다

 

제단에를 가보고 싶어해서

 

올라가서

제단에 들어선 순간

몸시 기분이 좋지 않았다

 

물론 바람이 분다

눈보라가 일고 몸시 추울거라는건 안다

그래도 새벽에 비하면 봄날인데

 

제단 안 군데군데에

몇무더기의 사람들이

그래봐야  좁은 골방크기인데

컵라면을 끓여먹거나

술판이 벌어졌다

 

제를 지내러 오신 아주머니 한분

장화에 아이젠을 차셨는데

도대체 그 법석에 어쩔줄을 몰라하신다

 

하늘에 마음을 빌려고

등산화도 아닌 장화에 아이젠을 차시고

등산복도 아닌 점퍼를 입으시고

정한수는 조그만 물병에 넣어 오셨는데

놓으실 엄두를 못내신다

 

왁자한 술판에

단위에 올라가 사진을 찍고

벌써 여기저기 오물이 있고

 

여기가

하늘에 제를 지내는 단상이란걸

조금이라도 염두에 두고 있는걸까

 

정말 떼거리로 뭐 하는 사람들 싫다

한두명이면 예의바르고

착한데 왜 떼거리만 되면 약자를 괴롭힐까

 

아주머니를 위해서

제단위에 사람들에게 정중하게 부탁했다

제발 

제단에서만이라도 내려와 달라고

듣는둥 마는둥

아주머니께 한귀퉁이 자리를 마련해 드렸다

고맙다고 절하때 자리를 쓰라며 빌려주신다

 

옆에서는 난리다

바람 안부는 좋은 자리에서

컵라면에 소주는 금상첨화겠지

 

많은 등산교 신자들이

태백산을 왔어도

적어도

제단안에서 술판을 벌이거나

음식을 먹으며 소란을 떨지는 않았다

 

그안에서 그러신분들은

아마 우주에서 오신분들일게다

 

상상해 보시라

 

장화에 아이젠

그냥 일반 점퍼에

목도리목장갑

두손에 모아쥐고 계시는 정한수한병

떼거리가 점령한 제단에

못 들어가셔서

추위에 떠시는 아주머니

 

이름 있는 방한카파에

상표있는 등산화

이름있는 배낭에

떼거리가 모여 단상까지 점령한 술판

 

적어도

제단에서는 그러지 말았어야 한다

장비가 그렇게 좋으면

바람 안부는 숲속도 있고

능선으로 조금만 후퇴하면

바람을 피하며

마음편하게 컵라면을 먹을 수 있었다

 

많은 등산인들이 그렇게 한다

 

일부 아주 소수의

몰지각한 사람들이겠지만

그럼 안된다

 

적어도 태백산을

노약자들이 쉽게 산을 오를수 있고

제단이 있어 매년 제를 지내고

나이드신 아주머니와

무속인들이 하늘에 제를 지내는 곳이다

나이가 드신 어르신네나

무속인들이 마음편히 제를 지내도록

잠시 구경하고 나오는게 예의다

 

제발

제단안에 퍼질러 앉아서

뭐 먹고 웃고 떠들지 마라

 

힘들지도

어렵지도 않은 산을 요란을 떨고 올라와서

빠르면 세시간이면 등반이 끝난다

뭘 먹어야 하나

더더욱 제단안에서 바람을 피하며 뭘 먹어야하나

 

밖에서

제단 뒤에서

작은 나무 뒤에서 바람을 피하는 사람들은

제단안이

아늑한걸 몰라서 그러는게 아니다

 

 

그만 쓰려한다

마음이 답답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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