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변 피해목을
장작으로 잘라 놓고 마당에서 말리려 했는데
주말에 비가 온답니다
비에 젖으면 말리기 힘드니
집안에 들여 놓고 말려야겠습니다
장작으로 못쓰는 것들과
마당에 여기저기 부서진 나무들을 모아
모닥불을 피웠습니다
낮에는 매미가 울었어도 저녁때는 서늘해지는데
모닥불을 피우면 불빛 일렁거리는모습과
따뜻함이 전해져서 기분이 좋아집니다
잠시 틈을 내서
겨울용 작업복들을 빨아서
해 잘드는 처마아래 널어 놓았습니다
저녁밥을 해놓고
어두울때까지 모닥불을 자켜보고 있습니다
불빛이 일렁이는 모습
사라지는 연기
나무타는 냄새
따뜻한 열기
온몸이 따뜻해지면 마음이 편안해 집니다
한평생을
불을 피우면서 살게 되었나 봅니다
어려서는 아궁이에 불을 피우고
초등학교때는 변소에 구더기 잡는다고
휘발류 넣고 불질러 얼굴태우고
고등학교때는 화약으로 얼굴을 다 태우고
대학때는 봉사활동 다니면서
시골집 아궁이에 불때고
지금은 산속에서 모닥불 피우며
평생을 불과 함께 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