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께서 마련해 두었던
불쏘시개용 장작은 이제 다 잘게 잘라서 자루에 담았습니다
어머니가 장작을 다발로 묶으셨던 끈들은 삯아서 끊어지고
어머니 추억도 한웅큼씩 사라져 갑니다
미소짓는 모습은 빛바랜 사진으로 남아서 시골집을 지키고
사용하시던 모종삽도 자루가 부러지고
호미는 무뎌지고 구부러져서
그라이더로 갈고 망치로 펴가면서 쓰는데
그것들도 얼마 안가서 사라지게 될겁니다
그렇게 조금씩
잊혀져야 하는거지만
잊혀지면서도 보고 싶습니다
정말 고생 많이 하셨는데
그 시절 어머니들 다 그렇게 고생하시면서 사셨을겁니다
그 시절에 아버지들
그 시절에 어머니 남편이었던 그 남자들
그 시절 여자들 부인들 나의 어머니들 두드려패고
욕하고 손하나 가딱하지 않고 밥 받아 드시면서도 고마움 모르던 남자들
이제는 늙은 노인인 된 그들 자기 인생 되돌아 보고 있나요
그 불쌍하고 힘들게 인생을 살았던
그 여인들에게
그 부인들에게
나의 어머니에게 마음으로 사죄하고 있나요
그랬던 것들
여자 무시하고 때리고 욕하고 괴롭혔던 괴거를
아이들 때리고 욕하고 괴롭혔던 것들에 대해 미안한 마음 갖고 살고 있나요
아니면
그게
전쟁 탓
나라 탓
이웃 탓
당신의 못난 부모 탓을 하면서
정당화하면서 태극기 흔들고 계신가요
어려서는
나이들면
늙으면
부처나 예수처럼
다 훌륭한 어른이 노인이 되는줄 알았습니다
내가 어른이 되면서
내가 노인이 되면서
주변을 살펴보니
더 옹고집이고 더 속좁은 찌질한 노인이 된다는 걸 알았습니다
우리 어머니들에게
미안해 해야 합니다
우리 남자 노인들
이제는 남탓하지 말고 푸근한 마음으로
이렇게 살게 된것을
지하철 꽁짜로 타는것을
기초수급 주는것을
어머니가 젖을 먹여 이만큼 키워주신 것에 대해
때리고 욕했던 아이들이
그래도 제대로 커준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합니다
그 시절에 어른들
지금은 노인된 남자들
한번이라도 자기 부인에게 나의 어머니에게 손찌검하고 욕하고
괴롭혔던 적이 있다면
지금 마음으로 용서를 빌어보세요
직접하기 어려우면
아무도 없는 방안에서 혼자서라도 무릎끓고 마음으로 용서를 빌어 보세요
남자 노인들
부인에게 손찌검하고
아이들 때리고
모든게 남탓인것처럼 세상 원망하면서
노인이 된 이 나이까지
아직까지 자기는 잘못이 없다고
모든게 남탓 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당신은 정말로 너무 옹졸한 사람입니다
우리 고생하신 슬픈 어머니들
돌아가시기 전에 마음의 한을 풀어 드려야 합니다
그렇지 못한 어머니가 생각이 나서
같은 남자로 미안해서
평생 잘해드리려고 노력했지만
그러지 못해서 정말 미안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