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댁은 약 1400평 정도 되는 밭이 있는데
원래 농사를 짓던 곳이라
농사짓는 자재가 다 있습니다
비닐도 있고
비닐덮는 기계도 있고
거름도 있고
퇴비도 있고
가끔 그런 생각을 합니다
원래 무엇이 있는가 없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
현재
당장
그 공구가
그 사람이 있는가 없는가가 중요한 것이라는 것입니다
오두막에는 비닐이 없습니다
올해는 오두감에서도 상추를 좀 먹어보자
몇해전에는 그랬던 기억이 있는데
다시 도전하기로 했습니다
적상추 6개
그냥 상추 상추 6개
여름에 쌈싸먹어야지
이 넓은 밭에
어디에 심어야 할지 고민중입니다
여기는 이렇고
저기는 저렇고
비닐도 없고
거름이며 비료도 없고
한참을 뒤진 끝에 까만 비닐 봉지가 있어서
반을 잘라서 길게 만들었습니다
그래도 그중 흙이 제일 좋아 보이는 곳에 비닐을 덮었습니다
아무리 좋은 기계며 공구며 사람이 있으면 뭐해
지금 내게 없는걸
그래도 마음은 편하쟎아
그렇다면 있거나 없거나 마음은 편하게 먹을 수 있겠네
12개를 심었는데
칸이 모자잡니다
그나마도 제일 작은 상추 하나는 비닐 밖으로 쫓겨 났습니다
에이 비닐을 좀 잘라다 놓을까
이왕 심는김에
어머니 댁처럼 고추 옥수수 호박 오이 참외 다 심어볼까
아서라
다 먹지도 못하고
팔지도 못할건데
딱 먹을 만큼만 심고
많이 심어서 못먹고 버릴거면 심지 마라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