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이 지나고
우수가 지난지가 언젠데
여전히 영하 20도인 날씨가
계속 되고 있습니다
이정도면 되겠지
예상하고 마련해 두었던 장작을 다 때서
처마 앞에 말리려고 쌓아 두었던 장작을
헐어내고 올해 새로 마련한 장작을
전면에 쌓아서 말리려 합니다
헐어낸 장작은 열심히 패야 합니다
쪼개지면 뒷편에 다시 쌓아야 하고
버튼만 누르면 따뜻해지는 세상에
무슨짓을 하고 사는거야
무슨짓이라니
얼마나 신나고 즐거운 일인데
새벽 5시 59분입니다
대개 6시에
알람을 설정해 두기는 하는데
항상 알람 울리기 전에 깹니다
깨서 하는 첫번째 생각은
와 너무 잘잤는데
그럽니다
실제 그랬을까
아닙니다
새벽에 장작불꺼져서 두시에 한번깨고
소변 마려워서 네시에 한번깨서 영하 20도인 밖에 나가
별 쳐다 보면서 소변을 보고 들어 왔습니다
잠옷바람에 자다가 밖에 나가면 어떨까요
당연히 춥습니다
그런데도 이렇게 생각합니다
참을만 해 상쾌 하쟎아
그리고 잠이들었다 5시 40분에 깨서
큰앞창에 커튼을 열고 달을 바라 봅니다
참 예쁘네
일어나서 장작불을 다시 피우면서
잘잤는데 그렇게 생각합니다
돈이 없어도
이정도면 충분하지
잠이 부족해도
이정도면 충분하지
추워도
이정도면 괜챦아
그러면 됩니다
어차피
같은 일이고
같은 현상이고
생긴일은 없어지지 않는데
굳이 왜
싫다고 나쁘다고 불평하며 살까요
장작불을 피우고
30분정도 멍하게 앉아 있습니다
남들은 그런걸
명상이라고 하는데
제 수준에 명상이라기 보다는
그냥 멍청하게 아무생각없이 불을 보며 있는겁니다
그러다가
장작난로 옆에 벽돌에 숫자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저건 뭐지
붉은 벽돌 생산년도인가 봅니다
1995년 9월 29일이
저 벽돌 생일인가 봅니다
생각해 보니
저 벽돌은 시골 어머니댁에 집을 짓고 남은 벽돌을
가져온 것인가 봅니다
어머니 생각이 나고
시골집 마당에 지금도 남은 벽돌이 쌓여 있는게 생각났습니다
참 세월빠르네
인간의 인생 시간만 빠르게 흘러가고
벽돌에 박힌 저 숫자는 그날 그대로 내 눈앞에 있네
봄이면
밭갈고 씨앗뿌리고
어머니와 옥수수 심고
여름에는 풀깍아 드리고
한여름 청포도 그늘 아래서 함께
시원한 냉수 마시며 이런 저런 이야기 하던 생각 났습니다
한겨울
장작난로옆에 쌓아둔 빨간벽돌 숫자에
별 추억이 다들어 있네요
그건
명상이 아니네
잡생각이지
늘 그렇습니다
조용히 마음을 가라 앉게하고
명상을 할까하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런 저런 생각을 합니다
그러면 순식간에 시간이 흐릅니다
바둑 두는 것같은 느낌
저는 그래서
노름하고
바둑두고
게임하는 분들 이해합니다
그분들 시간은
우리네 보통 사람들과 시간이 다르게 흘러갑니다
보트창고에서 휴대폰을 챙기고
영하 18도네요
갤로퍼 시동을 걸고
예열 코일을 교환했더니
한번에 시동이 걸리네요
영하 20 도
손시려워하면서
일출 사진도 한장 찍고
하얀 낮달도 한번 봐주고
산아래 내려와서 봉고차 시동걸고
잘 출근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