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에 가고 있습니다
장소는 천리포입니다
매년 여름에 가는곳
조용하고 작은 보트 내리기 쉬운곳
동네분들 친절한 아주 작은 마을
중간에 휴게소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출입구에서 방명록 작성하고 발열체크하고 손소독하고
거리두기하며 밥을 먹었습니다
참 멋진 나라입니다
가끔 말안듣는 사람도 있지만 다들 규칙을 잘 지킵니다
서해대교를 지나고
여름 휴가때는 몰랐는데
휴가철이 아닐때 와서 새로운 사실을 알았습니다
저 플랭카드 걸린곳까지는 국립공원소유의 땅이라서
휴가철이 아니면 취사 야영이 안된답니다
국립공원 직원들이 단속을 다닙니다
그런데 플랭카드 넘어서는 서산군 소유의 땅인데
법으로는 취사 야영이 안되는데 군에서 주민들 소득을 위해서 모르는척 한답니다
매년 휴가철이 지날때마다 왔는데 그때는 왜 몰랐지
그러다 알게 되었습니다
코로나때문에 또 캠핑이 유행하면서
캠핑족이 폭발적으로 늘어나서 올해 갑자기
비수기에도 엄청난 인파가 몰리기 시작해서 빚어진 결과라는 것입니다
같은 바닷가 백사장인데
플랭카드를 경계로 국립공원쪽은 한사람도 없고
경계밖에는 텐트가 캠핑카가 차박족이 뒤죽박죽 다닥다닥 합니다
텐트와 캠핑카 차량이 많아지다 보니
솔밭 백사장을 채우고 부둣가까지 텐트와 차가 설치되기 시작합니다
일반인은 모르겠지요
서해안의 밀물 썰물이 얼마나 많이 들어오고 나가는지
슬로프 끝도 물이 빠진 상태면 참 경치가 좋습니다
넓지요
한적하지요
바다 가깝지요
아마 아무도 알려주지 않으면 거기다가 차세우고 차박할지도 모릅니다
밀물때 차가 배처럼 둥둥 떠내려 가겠지만
부두나 슬로프는
어선들이 고기잡아들어오면
고기를 내리도록 화물차가 진입해야 하는데
그곳까지 점령하고
차를 세우고 온갖 접의자 벤치 반짝이는 등을 내걸고
파라솔까지 세우고 동영상에 촬영에 열을 올립니다
이제 이곳도 그만 와야 할 것 같습니다
동네분들에게 미안해졌습니다
캠핑 차박하는 분들은
남의 동네에 갈때면
공부를 좀 하시고 예의를 좀 지키시면 좋겠습니다
몰라서 그러시는 것이니
뭐라 할수는 없지만
모른다고 너무 당당하시면 안될겁니다
텐트족이나 차박족이나 캠핑카족들 모두
늦은 밤이면 폭죽도 자제하고 술과 음식도 자제하고 조용해지는데
꼭
유독
한두대의 차량이 밤새 시동을 걸고 주무십니다
너님 따뜻하라고
너님 시원하라고
주변분들은 텐트에서 그 배기가스 다 먹고
그 시끄러운 엔진 소리 밤새듣는건 생각보나요
그럴거면
집에서
지하 주차장에서 시동걸고 주무세요
남들은 차가 시동이 안걸려서
슬리핑백으로 둘둘감고 자는거 아니에요
며칠 굶은데다가
풀깍고 배싣고 엔진싣고 하면서 허리를 무리했는지
정작 바닷가에 와서 엔진 내리다가
허리를 삐끗해서 잘 걷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고개를 꺽어서 세수도 못하고
화장실 가서도 잘 일어나지 못하고
속으로 그런생각을 했습니다
그래
이제 천리포는 그만 오라는 뜻인가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