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생각이란게 참 단순합니다
또 못보거나 모르면 아닌줄 압니다
새집을 만들어 주면서
다람쥐가 매끄럽고 가는
저 강파이프는 못 기어오를거야
그래서
그런줄 알았습니다
지난 며칠 허리가 아파서
찜질하면서 종일 창밖을 내다보는 며칠동안에
다람쥐가 얼마나 점프력이 좋은지
얼마나 저 쇠파이프를 잘 기어 올라가는지
영화를 보는것 같은 장면을 보게 되었습니다
파이프를 얼마나 잘 기어 오르는지
새먹이통에서 새를 얼마나 잘 쫓아내는지
이 새집에서 저 새집으로 얼마나 잘 건너뛰는지
거의 날아다니는 수준이었습니다
아 그러니
날다람쥐로 진화했겠지
새집으로 만들었는데
새먹이로 묵은 들깨를 잔뜩주었는데
새는 못먹고 못살고
다람쥐는 자기는 살지도 않으면서
새 먹이도 다 빼앗아 먹고
새집에 들락거리기만 합니다
그래서
더 매끄럽게 해봐야지
못 기어오르고 못 건너뛰게 해야지
그런 기둥용 강파이프에
페인트를 칠했습니다
윤활제를 발라둘까
그리스를 발라볼까
가시철망을 감아볼까
아니면 매끈한 플라스틱 파이프를 끼워볼까
페인트로는 못 미더워서
매끈한 플라스틱 파이프를 사왔습니다
철물점 사장님이
다람쥐가 고기를 먹는다구요
그래서
네 다 먹어요
메뚜기 잡아먹는걸 보면 끔찍할걸요
두 앞발로 꼭쥐고 머리부터 먹어요 아작아작
쥐앞에 다람이란 말이 붙었다고 쥐와 다른건 아니에요
그냥 쥐에요 줄무니만 있다 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