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속에
혼자 있으면 무서울까요
무서울수도 있습니다
무엇이 무서울까요
곰
노루
삵
뱀
부엉이
하늘다람쥐
청설모
사람
이중에 무엇이 제일 무서울까요
아마 사람일겁니다
곰도
가만히 있는 사람에게는 안달려 듭니다
나머지 동물은
사람을 만나면 다 도망갑니다
인간이 그중에서 체구가 가장 크기 때문입니다
가장 살벌한 동물이기도 하지요
제가 가장 놀랄때는
무서울때라고 해야할까요
밤에 숲속에서 마른 나뭇가지 부러지는소리가
크게 들릴때입니다
무엇인가가 어둠속에서 접근한다는 공포가 들기도 하지요
그런데 몇해가 지나면
그것도 안 무섭습니다
절대로 인간에게 접근하지 않으니까요
예전에 제가 가장 놀랐을때는
창문에 비친 제모습을 보고는 소스라치게 놀란적이 있습니다
그게 고라니거나 청설모거나 부엉이라면 안놀랐을텐데
사람을 본겁니다
사람이 제일 무서웠습니다
그것도 제자신인데도 무서웠던 겁니다
산속에 오래 살아보면
몇가지를 알게 되는데
무섭다는것이 혼자라서 무서운것은 아닌가 하는점입니다
동물(곤충)들이 무서운것이 아니라는걸 알게 되는거지요
혼자인데
아무도 도움을주지 않을텐데
곰이 물면 어쩌나
뱀에 물리면 어쩌나
갑자기 아프면 어쩌나
혼자라서 무서운 것입니다
다르게 생각해 보면
무서운 사람들과 있는것보다는
혼자있어서 훨씬 덜 무서울수도 있습니다
동물들이
인간에게 안 달려든다는것은 확실합니다
동물에게 공격 받았다는 일들이
가끔 뉴스에 나오는것은 오죽 희귀한 일이면 뉴스에 나올까요
복권당첨되기보다 어려운 일입니다
무서운 사람들은 산속에 오지 않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돈 되는 곳에 가 있을겁니다
도시나 술집이나 그저 그렇고 그런곳에 말입니다
산속에 살아보면
혼자라는 생각으로 무서운 것이지
동물이나 무슨 위해를 가하는 대상들 때문에 무서운 것은 아닙니다
시간이 흐르면
그 모든 것들이 친구처럼 느껴지고
안보이거나
소리가 안들리면 걱정까지 합니다
올해는 왜 부엉이가 안보이지
부엉이 소리가 왜 안들릴까 딴곳으로 간걸까
누구에게 해꼬지를 당했을까
올해는 소쩍새가 안우네
아직 올때가 안된걸까
밤에 집천장에서 부스럭 거리는 소리와 후다닥 거리는 소리가 들리면
아
하늘 다람쥐는 잘 지내고 있구나하고 안심이 됩니다
무섭지 않습니다
무섭다는 생각이 무서운 겁니다
그 동물들은 제가 얼마나 무서울까요
적개심을 버리면
동물들이 나를 해치지 않을 거란걸 알게 되면
친구들의 소리가 사랑스런 신호로 바뀌어 들리게 되고
밤에 조용히 앉아서
그 숲속에 나무가지 부러지는 소리
부엉이 소리
먼산에서 아련하게 들리는 소쩍새 소리가 정겨워 집니다
산속은
절대 무서운 곳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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