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기에
빨래를 하려고
세탁물을 넣을때마다
아주 오래전에 있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서울에 취업을 하게 되어
머물 곳을 구하던 중에
형이 집에 빈방이 있으니 와서 있으라고
권해서 머물게 되었습니다
세탁실 옆에
빨래감 모으는 통이 있어서
그곳에 내 세탁물을 넣어두었는데
다음날 보니
제 빨래감만 빼놓고 세탁기를 돌린걸보고
아
실수했네
그 뒤로는 주말에 시골집에 내려갈때까지 모았다가
집에가서 빨래를 해왔습니다
당신 속옷과 내 런닝은 같이 빨면 안되는거구나
당신 빨래와 내 빨래는 함께 빨면 안되는거구나
세탁기
빨래구분하는 분들에게 물어보고 싶었습니다
팬티와 청바지 가능한가요
청바지와 걸레 가능한가요
치매걸린 어머니 오줌묻은 이불과 내 팬티 가능한가요
시동생 팬티와 내팬티 가능한가요
친동생 팬티와 자기팬티는 가능한가요
어디까지 나누실건가요
가족거라면 함께 빨 수 있지
아
나는 가족이 아니었군요
기숙사에 한방 친구들입니다
함께 빨아도 될까요
세탁기 빨래 어디까지 구분하실건요
만약
혹시
지금 이나이에
형네집에 가서
빨래통에 제 빨래를 넣는다면 함께 빨아 줄까요
아닐 것 같지요
네 아닐겁니다
너는
저는 한집 한지붕아래 에 사는 사람이라면
친구 속옷이라도 함께 넣고 빨겁니다
내가 깨끗하면
다른 사람도 깨끗할거라고 믿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