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믿을만한가
나는 믿을만한 사람인가
누군가가
나를
믿을만하다고 한다면
기분좋은 일인가
슬픈일인가
그게 믿는 사람에게는 좋겠지만
믿는 상대는 힘든일 아닌가
어떤 분이
자기 아들보다
내가 더 믿을만하다고 하면
그게 좋은 일일까
좋다면 누구에게 좋은 일일까
정확한 시계가
매일 매분 매초 정확해서 믿을만 했는데
어느날 단 몇초라도 틀리면 신뢰를 잃게 되는데
매번 틀리는 시계보다
더 욕을 먹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매번 틀리는 시계는 그런가 보다 하지만
늘 정확한 시계는 단 몇분 몇초 틀린것으로 비난받아야 하는데
그게 옳은 일인가
우리는
잘하는 놈은 더 잘하라고 다그치고
못하는 놈은 원래 그러려니 하고 자유롭게 놓아둔다
그렇다면
차라리 못믿을 놈으로 살면서
자유롭게 사는게 더 나은 것 아닌가
아직 그런 생각을 하는구나
그래서 덜 깨달았다는거야
받아들여야지
비가 오쟎아
원하든 원치 않는 비는 내린다며
운명이라면서
우산을 준비하던가 처마 아래로 들어가던가
비를 피해야지
우산도 없고
집도 없으면
비를 맞아야지
받아들여야지
그게 운명이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