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생전에
땅콩을 좋아하는 저를 위해서
매년 땅콩은 두 고랑을 꼭 심으셨는데
올해는 제가 세 고랑을 심었습니다
김을 매는 것은 고사하고
풀을 세번을 깍았는데 잡초와 땅콩이 비슷한 속도로 크고 있습니다
수확하기전에 한번 더 깍아야 할 것 같습니다
시차를 두고 심은 옥수수도
이제 마지막 10 대 정도가 남았고
배추와 무우를 심을까 말까 생각중인데
아마 안 심을 것 같습니다
옥수수도 그냥 나누어 드리는데
그 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고
방울토마토는 미처 따먹을새 없이 떨어지고
가지 호박은 감당하기 어렵게 달리고
가끔은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트에 넘쳐나는 농산물
안 팔리면 버려지는 농산물들이
밭둑에 산더미 같은 것들을 보면서
어쩌려고 이러는 것일까
내년에는
욕심내지 말고
딱 먹을 만큼으로 줄이려 합니다
어디가 풀이고
어디가 땅콩이고
어디가 깨밭인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