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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높은 나무에 걸리다

산끝 오두막 2019. 9. 17. 10:53


오랫만에

드론을 날려보고 있습니다

조종 실력이 좀 나아졌을꺼야 하고

좁은 임도를 걸어가며 날리다가

낙엽송 꼭대기에 걸렸습니다


갑자기 노래가 생각났습니다

미류나무 꼭대기에 누구빤스가 걸려있네


저걸 어쩌지 

저 높은 나무를 잘라야하나

기어 올라갈 수 없을 것 같은데

(동영상)

 




세시간 예초기로 마당 풀을 깍아서

팔도 다리도 허리도 아픈데

그냥 둘수도 없고

기어 올라가서 꺼내야겠습니다 


드론이 걸린 높이는 30 미터 정도

접이식 사다리 높이는 5 미터

접이식 스타프 높이는 5 미터

최소한 20 미터는 기어 올라가야 합니다


어디 걸렸는지 잘 보이지도 않네요




하네스를 차고

징박힌 장화를 신고

가죽장갑을 끼고

뒤에 줄을 매달아 스타프를 묶어서 매달고

접이식 사다리를 5미터 올라 가

첫번째 가지까지 도착했습니다

낙엽송은 아랫부분에는 가지가 없어서

올라가기 힘들거든요

하네스 줄을 걸고

20 미터를 가지를 타고 기어 올라가

뒤에 달고 올라온 줄 끝에 스타프를

끌어 올려 잡아 빼면 5 미터가 됩니다


바람이 불어 휘청거리는 나무

거의 끝에 올라오면

휘청휘청하는 그 느낌이 거친 파도치는 바다에 떠있는

배위에 있는것같은 느낌이 듭니다


내려다 보면서

떨어지면 즉사하겠네

하네스가 낡아서 어디가 끊어질지도 모르겠다

20년도 더 된 이 싸구려 하네스를 바꿔야 할텐데

누가 안쓰는 하네스 저렴한 값에 팔면 좋겠네

뭔 하네스 값이 그렇게 비싼지


나무가 가늘어져

더이상 올라갈수 없어서

스타프를 뽑아서 드론을 어떻게든 걸어보려 합니다

그냥 흔들어 떨구다가 드론이 저기서 그냥 땅바닥으로 떨어지면

박살이 날텐데


어떻게든 살려보고 싶습니다

하네스로 매달린 곳까지 드론을 끌어 내리고

줄에 매달에서 바닥에 내렸습니다


날개가 하나 부러지고

다리가 하나 부러지고

좀 손상되긴 했지만 땅바닥에 그냥 떨어진게 아니라서

부서지지는 않았습니다




접이식 사다리는 참 유용합니다

휴대도 간편하고 가볍고

저 스타프용 자도 참 편리합니다

집어넣으면 1미터인데 잡아 뽑으면 5미터가 되거든요


대개 높은 곳에 뭘 할때

밤을 털던지

대추를 따던지

나무에 기어 오르던지

나무아래 접이식 사다리를 뽑아서 걸치면

5 미터를 그냥 올라갈수 있고

그 위에서 저 스터프를  뽑아서 쓰면

그냥 10미터  높이가 되거든요


나무를 껴안고

너무 격렬하게 사랑을 했나봅니다

허벅지와 팔뚝 안쪽이 낙엽송 껍지에 까져서

빨갛게 되었습니다

아 쓰라려


드론은 날개 달고

다리 끼우고

시험비행을 했는데 이상이 없었습니다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밥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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