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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이 생겼어요

산끝 오두막 2008. 3. 28. 09:04

황토벽돌기계를 살때는

마구 벽돌을 찍어서 쑥쑥 집이 될거 같았는데

흙이 없네요

널린게 흙인데 흙이 없다니

세상은 그런거에요

널린게 개뚱인데

약에 쓸려면 없다더니

 

구들을 놓으려고 하는데

납작한 돌이 없어요

돌들도 약해서 불에 닿으면 틀거 같구

납작하지 않으니

고임돌이나 받침돌을 한없이 고일수도 없구

 

있는집을 안헐구 안에서

어떻게 작업을 하려구하니

있는짐을 이리 옮기고 저리 옮기고

개자리 판 흙을  또 이리저리 옮기고

참 비경제적으로 일하고 있네요 

 

일 끝나구

밤 열시에 부리나케 집에 오면

열시 40분 옷 갈아 입고 열심히 삽질하면

열두시 얼른 씻고 자리에 누으면 새벽1시

다시 여섯시에 일어나서

구덩이 조금파다가 씻고

밥해먹고 나서 8시 출근

 

걱정스럽네요

흙은 없지요

짐은 밖으로 내놓을 수 없어서

이리저리 옮기죠

시간은 없지요

짬 나는 시간에는 늘 고민을 하죠

어떻게 하면 좀 효율적으로 아궁이를 놓고

황토 벽돌집을 지을까

 

남들이 보질 않으니 모르지만

아는 사람들은 또 한마디 해요

 

왜 그렇게 사세요

 

고민이 생겼어요

흙도 고민 돌도 고민

일도 고민

즐건 고민인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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