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날을 생각해 보니
경찰서에 가서 조서를 쓴게 몇번 되네요
고등학생때도
한번 끌려간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서슬이 퍼런 독재시절이었습니다
통금시간에 붙잡혔는데
지니고 있던 물건들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쌍절곤을 가지고 다녔는데
조서에는 이게 살인무기로 둔갑했습니다
웃통을 벗기고
무릎에 각목을 끼우고
꿇어 앉은채로 조서를 썼습니다
뺨 맞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네
아니오
이상으로 설명하려 하면 두들겨 맞았습니다
일반 고등학생인 나를 이렇게 할정도면
그 시절 시위하던
대학생들은 어떨지 짐작을 할 수 있을겁니다
그 경찰분들 다 애국자일겁니다
나라를 위해서
정의를 위해서 그러셨을겁니다
나같은 깡패놈을 혼내서
선량하고 착한 사람들을
보호하겠다는 사명감도 있을테구요
네
아니오로만 작성된
내 조서는
그 도시에서 발생한 자잘한 범죄들
자전거 도둑
금품 갈취
절도 폭행등 미제사건들의 범인으로 기록되었습니다
읽어 봐
그리고 지장찍어
읽으려 하니 읽는다고 또 맞았습니다
다 네가 대답한거야
저는 도둑질한적이 없는데요
하
이 새끼봐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겠네
울고 싶었습니다
웃통은 벗겨져 추웠고 맞은 빰은 얼얼했고
얼른 그 자리를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지장을 안찍어서 또 얻어맞았습니다
안한 도둑질을 했다고는 할 수는 없었습니다
지금도
경찰
검찰은 싫습니다
무엇이 어찌되었든
남을 때리고 괴롭히는 놈은 싫습니다
특히
저항할수없는 약한 사람 때리는 놈은 죽이고 싶을 만큼 밉습니다
아이
여자
노인
저항할수 없는 상대를 때리는 놈은 정말 싫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느냐구요
아는 중정 형사가 찿아왔습니다
그때 굽실거리는
그 형사와 순경을 보면서
나중에 자기들이 때렸다는 말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하는
그 사람들을 보면서
난 저렇게 살지 않을거야
난 절대로 경찰 검찰 공무원 안될거야
그랬었습니다
나중에 공무원 했다면서
그게요
돈이 없고 백이 없으니 또 할수 있는게
장사 말고는 공무원밖에 없더라구요
장사 하시던 어머니가
크거든 절대로 장사는 하지 말라고
너무 힘들다고
그런데 생각해 보니 공무원이 더 힘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