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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산끝 오두막 2021. 12. 9. 10:33

첩첩산중에서

오늘도 여명을 보고

 

 

 

가야 하는 곳

골짜기 아래 안개도 보고

자 오늘도 씩식하게 아자

 

이곳만 보면

지리산 생각이 납니다

 

 

 

한적한 국도를 달리면

예전에 서울에서 출근할때 생각이 가끔 납니다

양복입고

넥타이매고

한여름에 에어콘 없는 차에서

에어콘 없는 차가 있다고

그 시절에는 옵션이었거든요

앞뒤좌우 사방에 버스가 온갖매연 내뿜고

매연에 문을 닫자니 너무 덥고 열자니 목이 아프고

신호대기에 교통체증에

젊었을때는 그렇게 살아도 됩니다

고작 2년을 못 버티었지만

그래도 대견하긴 했습니다

 

너무 힘들면

그만두면 됩니다

목을 매달건 아닙니다

떠나면

아무일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닌데

 

이렇게 저렇게 살아도 다 그냥 살아가는 건데

네것이 옳다고

내것이 옳다고

화를 내며 싸울이도 아닌데

 

내가 옳으면 상대방도 옳을수 있는 것 아닌가요

 

다만

지방 중소도시에서 살면

체증 없고

신호대기 없고

매연 없어서 좋지만

영화 없고

연극 없고

큰병원 없고

문화생활 없으니 여자들은 대도시에 살아야 합니다

 

 

 

 

한적한 국도를 달리는 기분은

참 상쾌합니다

출근길이 상쾌하다고

가서야 어떨지는 모르지만

가는 동안은 즐겁게 가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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