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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산끝 오두막 2022. 2. 9. 08:57

아침 온도는 영하 10도

 

 

 

아침에

어두워서 외등을 켜고

쫑이 따뜻한 물주고

새로 한 밥에 햄넣어서 비벼주고

쫑이가

이젠

물통까지 오는것도 힘들어해서

아예 집안에 밥이랑 물을 줍니다

 

그래도 퇴근해서 보면

따뜻한 햇빛쬐러 마당에 나와 있어서

반갑고 고맙습니다

 

이젠

임도 위까지 달려와 꼬리치는 일은 없겠지요

 

사람이 사는 시간보다

4 배의 속도로 강아지의 시간이 흐르나 봅니다 

지난 여름까지 

이런일이 있을거라고 생각해본적이 없는데

 

 

 

 

 

 

봉고차 온도는 영하 10도

이런 온도면 겨울같지 않습니다

 

 

 

 

 

그래도

집 내려가는 길에 눈이 안녹아서

차가 못내려 가니

걸어 다녀야하고

깨진 변기가 물이 새서

변기를 사와 교체하려하는데

들고 내려 갈수는 없고

 

 

보름째 야외 화장실에서

새벽에 일을 보는데

시원한 궁디가 예전 생각을 불러옵니다

 

별을 보며

달을 보며

찬바람을 맞으며

궁뎅이를 내밀고 앉아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합니다  

 

매일 영하 10도에

찬바람 부는 밖에서

응아를 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이게 뭐 힘든일이라고

시원하니 좋기만 하구먼

 

모르긴 몰라도

어딘가 산속에서 이러는 사람 많을 거야

 

 

 

 

오늘도

하늘은 너무 이쁩니다

 

눈을 들어

하늘을 보고

저 변화무쌍한 빛들의 잔치를 보자면

지구별이 참 예쁘다는 생각을 합니다

달에 태어나지 않아서 참 다행이네

아마 넌

달에 태어났어도 달이 예쁘다고 할 거 같은데

아마 그럴거야

이집트 사막에서 잘때

어느날 밤

그 밤 그 찬란한 별빛 너무 아름다웠거든

그 밤에 별빛은

아리조나 밤하늘에 별빛과도 같았고

그 밤 별빛은

설악산 정상에서 본 별빛과도 같았고

지리산 정상에서 비박할때 본 별빛과 같았지

너무 아름다웠어

 

아마

어디에 태어났어도

눈에 보이는것들은 

여전히 모두 다 아름답다고 생각 했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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