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친구가 별로 없는 편이다
친구라는 기준이 어떤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일반적인 기준과는 좀 달라서
친구가 많지 않을 지도 모르겠다
친구1
오두막집
전기도 없고 음악도 없고
휴대폰도 거의 안되고 안테나가 하나 서다가
없어져서 언제 들어 왔는지 모르는
문자만 들어오는
난방은 오직 장작난로만이 버티고
아무것도 없는 친구
친구2
포크레인-
라디에타기 터져서 새고
가끔은 연료가 안올라와 시동도 안걸리고
유압도 새서 자주 보충해야하고
라이트는 안들어오고 트랙은 자주 벗겨지는
쓰는 시간보다 고치는시간이 더 많이 걸리는
그래도 아주 소중한 내친구
친구3
농촌트럭 세레스
엔진 블럭에 가스켓이 나가서
부동액이 오바이트하면 이리저리 새고
매번 물을 부어 넣지 않으면 과열되서
세워 놓고 식힌 다음에 움직이는
거의 공랭식 수준의
움직이거나 달린다는기능보다는
잠깐식 물건을 실어 나르는 기능인
일반적인 차가 아닌 고마운 친구
친구4
거제도 친구
서로 가끔 문자나 메일이 전부라
모르는 사람이 보면
거래처 사람보다도 직장 동료보다도
덜 친하다고 하겠지만
그래도 내 친구
친구에는 세종류가 있다고 본다
나만 친구라고 생각하는 친구
상대방만 친구라고 생각하는 친구
서로 친구라고 생각하는 친구
오두막집친구덕분에
친구가 된 친구들
하루에 한번씩은 생각하는 친구들이다
생각의 속도는 빛과 같아서
하루한번 생각해주는 건 어렵지 않은 일인데
모두들 잊고 산다
생각해주는 걸
문자를 보내거나 메일을 보내거나
연락을 하거나 보아야만 아는 건 아니다
마음으로 하루 한번 생각하고
건강하기를 잘 지내기를 빌면 되는 것이다
보고 싶고 가고 싶을때
못 참을 만할때
한번 보러 가면 되는거니까
그래도 고마워 하고 반가워 할테니까
그래서 친구라고 하는거지
아파도 좋으니까
아주 오래 같은 마음으로 가는거야
내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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