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봄에 사과나무 묘목을
다섯그루를 사서 두개는 어머니댁에 심고
세개는 오두막에 심었습니다
과실나무기르는것은 잘 몰라서
시험삼아 심어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중에 하나가 말라죽었습니다
묘목을 사러 갔을때
묘목을 주시는 분이 알바생이었는데
그 학생도 나무를 잘 모르기는 마찬가지 인것 같았습니다
가끔 마트나 판매장에 가면
물건을 사러 가면 사람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게 되는데
물건을 뒤적거리며 고르는 분들이 많습니다
옷은 펼쳐보고 들었다 놓고 다시 다른 것을 펼쳐서 들었다 놓고
그리곤 그냥 갑니다
묘목을 사러 갔을때도 그랬습니다
많은 분들이 뽑아보고 맘에 안든다고 도로 심어 놓고
끝물에 가서 사게 되니
모르는 사람이 봐도 묘목뿌리가 말라서 부실해 보였는데
그냥 달라고 했습니다
살거면 살겠고 죽을거면 죽겠지
다른 나무들은 벌써 잎이 나고 새순도 올리는데
말라비틀어진 묘목을 보면서
뽑아 버릴까 아니야 그냥 기다려 볼래
내년봄에는 혹시 나올지도 몰라
최소한 일년은 그냥 기다려 볼거야
묘목나무 하나 넓은 땅 구석에 그냥 두고 보는게 뭐 그렇게 어려운 일이겠어
내가 참고 기다리는건 잘하거든
농약치기는 싫은데
작은 메뚜기 떼가 극성으로 잎을 갉아먹어서
매일 아침저녁 손으로 잎에 메뚜기를 털어 줍니다
딴 나무 잎을 좀 먹으면 안되겠니
며칠전 죽은
사과나무묘목을 들여다 봤는데
대목에서 새싹이 나왔습니다
와
대목에서 싹이 나왔네
그렇다면 접목에서도 싹이 나올수도 있어
더 기다려 봐야지
드디어 접목에서 싹이 나왔습니다
대목에 새순을 잘라주고 접목에 새순을 키우면 됩니다
갑자기 나무에게 너무 고마워졌습니다
그래 잘했다
나도 기다리길 잘했고 너도 죽지않고 싹을 틔워줘서 참 고맙다
수백그루 나무가 지천으로 널려 있는데
저 말라비틀어진 나무 밑둥에서 솟아난 작은 새싹을 보면서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이 사과나무 묘목은
키가 너무 커서 윗부분을 잘라서 옆에 땅에 꽂아두었는데
이 나무도 싹을 냈습니다
꺽꽂이가 잘 안되는 나무들이라도 가끔한두개씩은 살아나기도 합니다
그래서 생각해 봤습니다
내년에는 사과나무묘목을 한 5 개쯤 더심고 배나무도 5개쯤 더 심을까합니다
나중에 과수원처럼 팔아서은 수익을 내자는 생각도 아니고
혼자먹기에는 많은 양이 되겠지만 무농약 무비료에 자신있게
내맘대로 누굴 줄수는 있는 양은 될것같습니다
묘목나무들이 다 살아나서 너무 기분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