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약 1400평 정도의 땅을 혼자 농사를 지으십니다
그냥
아파트에 계신것을 답답해 하셔서 취미삼아
농사나(?) 지으시며 소일 하시라고 마련해 드린 땅인데
죽자고 농사를 지으십니다
땅이 노는것을 보는게 못 마땅하신것 같습니다
어머니 농사를 보면서
가끔은 그런 생각을합니다
투입대비 생산효과는 어떨까요
기계없이 손으로 짓는 농사는
자신이 먹을 것이라는 가정하에 생산하는 농사는
적자일 확률이 높습니다
종자대와
봄에 트랙터 빌리는것
비닐 멀칭이나
약간의 농약 비료
이런 것들의 가격이 마트에서 파는 들깨나 고추의 값에 비하면
훨씬 비싸니까요
기계없이 1400평의 땅을 노인혼자 힘으로 짓는 농사는
절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반만 농사를 지으세요라고 하면
어찌 밭을 놀리니 농사꾼은 그럼 못쓴다 하십니다
그래서 억지로 밤나무를 밭에 몇 그루 심었었습니다
생각에는 농사를 조금이라도 덜 짓게 하시려고 나무를 심은 것인데
두해가 지나서 밤나무를 베어도 되는가 물어 오셨습니다
밤도 잘 안열리고 작물에 그늘이 진다고 하십니다
그래서 도로 베어 냈습니다
힘들어 하시고 아파하시면서도 죽도록 일을하십니다
가끔 시내에 나갈땐 어머니께 들립니다
도와 드릴일이 뭐 있나요 하시면 농사짓는 걸 뭐라 하는게
맘에 걸리시는 지 괜챦다 다 해 놓아서 필요 없다 하십니다
그런데 며칠 전 휴일엔 들깨를 베어 놓은게 보여서
걷어 들여야 하는거 아닌가 하고 물어 보았습니다
아직 덜 말라서 좀더 밭에 두어야 한답니다
그럼 언제쯤 걷어 들여야 하나요
2-3일 후에 걷여 들이면 되는데 당신께서 다 할수 있으니
걱정 말라 하십니다
일기 예보를 보니 2-3일 후에 비가 온답니다
걱정이 많으실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덜 마른 깨가 더 젖을 것이고 그러면 깨 터는 시간이 더
늦어질 것이고
베어 놓은 깨가 걷어 들이기도 전에 밭에 더 많이 떨어질 것이고
그 다음날 전화를 드렸습니다
안바쁘면 와서 깨를 좀 걷어 주면 어떨까 하고 말씀하십니다
그럴 때면 마음이 아픕니다
몸이 상하실까 하여 농사를 못짓게 하는 것인데
하고 싶어하고 좋아 하시는 일을 못하게 하는것이 불효 인 것도 같고
아프다면 허리를 못펴시고 약이며 파스로 하루를 지내시는 걸 보면
그만 짓도록 하는 것이 맞는 것도 같고
농사짓는 것을 도와 드리면 드릴수록
점점
더 많은 농사를 지으시려 하시니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습니다
매년 봄에 가을에 그런 걱정을 합니다
들개를 다 걷어 헛간에 모아 드렸는데
털어 드릴지 물어 보았더니 아직 덜 말라서
안털리니 다 마른 다음에털어야 한다고 하십니다
아마
미안 하니 제가 내려간 다음에 혼자 하시려 하는 걸 겁니다
이럴때도 난감합니다
덜마른게 사실인지
털어 달라는게 미안하신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가끔은
그냥 사람들이 솔직하게 이렇게 해주면 좋겠는데 하고 말 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