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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부

산끝 오두막 2022. 6. 24. 09:24

평생을

함께 살아온 노부부가

이젠 나이가 들어 80대가 되었습니다

 

젊어서

남편은 약간의 노름을  했고

그렇다고 집을 처분하거나

월급을  탕진하거나 한 것은 아닌데

여하튼 부인입장에서는 

화투치느라 제때 퇴근을 안했고

자기와 시간을 함께 안했으니

노름을 한겁니다

남편은

평생을 이 노름이라는 꼬리표 달고 살게 됩니다

정작

자신은 노름이 아니라 취미라고 생각했지만

부인은 그렇게 생각안한다는게 중요합니다

 

부인은

참고 이를 악물고 저축을 하고 아이를 길렀습니다

집도 마련하고 아이들에게

평생 네 아버지는 노름을 해도

나는 너희를 위해 희생했다고 세뇌를 해서

아이들은

아버지는 나쁜놈

엄마는 좋은 사람으로 각인이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커서 집을 떠나고

두 노인만 남은 집에서

부인은

끝없이 옛날 이야기를 합니다

젊었을때 당신이 노름을 하며

집안도 안돌보고 아이들도 안돌보고

모든걸 내가 해내느라

몸과 마음이 다 망가졌다고

매일 밥을 차릴때마다

이야기를 할때마다

남편탓을 하면서 평생 쌓였던 울분을 토합니다

 

명절때 아이들이 올때마다

아이들에게 나쁜아버지를 강조합니다

아이들은 그만했으면 하지만

엄마가 불쌍해서 편을 들어줍니다

 

듣는 남편은 죽고 싶습니다

어떤때는 죽이고 싶을때도 있습니다

이 개미지옥 같은 끝없는 수렁같은

도돌이표 과거이야기를 죽을때까지 들어야 하는게

너무힘이듭니다

 

서로 비난하기 시작합니다

넌 뭘 잘했다고 난리야 난리가

제발 좀 그만해

너나 그만해

 

너무 다투고

서로 상대때문에 아프다고 주장하니

자식들은 해결책을 생각합니다

 

분리의 원칙

두분을 분리하면 될 것 같습니다

분리 될까요

안됩니다

 

이유요

여자라서 안되는 겁니다

 

옆에 있으면 죽이고 싶을 만큼 밉지만

안 보이면 걱정 되는게 여자마음입니다

굶는게 안스러워서 밥은 차려주겠지만

당연한듯이 먹는걸 보면 밉습니다 

 

과거에 잘못을 사과하면

용서할것처럼 말하지만

어떻게 사과를 해도 여자는 안받아들입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사과가 진실되지 않아서 그런다고

어떻게 하면 진심이 전달될까요

혈서를 쓸까요

손가락을 자를까요

 

그리고

꼴보기 싫다고 남편에게 나가라고 악을 써서

남편이 집을 나가면

떠나는 뒷모습을 보면서 오열을 합니다

 

내가 자기를 어떻게 돌봐주었는데

나를 버리고 저렇게 가버리는지 슬픔이 복받칩니다

 

어떻게 해야 이 문제 해결될까요

 

노부부

끝없이 젊었을때 서로의 잘못을 비난하면서

스트레스 받고 아프고 힘이 듭니다

 

이렇게 말해주고 싶은가요

그러길래 젊어서 좀 잘하지 그랬어

그게 지금 무슨 소용이 있는 이야기인가요

 

되돌릴수 없쟎아요

 

지금 비가 온다니까요

지금 비가오는데 비를 맞게 생겼는데

왜 자꾸

그러길래 미리 우산을 좀 준비하지 그랬어라는

과거 이야기를 하느냐구요

 

제 나이때분들은

노부모가 거의 이런 문제를 가지고 계실겁니다

 

두분께 물어보면

자신들도 오손도손 행복하게 살아가고 싶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저 인간 때문에 그게 안된답니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없습니다

그냥 그렇게 사시다가 돌아가시는수밖에 없습니다

 

정말

아니요

정확하게 해결책은 간단한게 있습니다

두분이 마음만 바꾸면 됩니다

마음

그래 마음

 

그래도

당신덕분에 한평생 잘 살았어요

지금까지 곁에 있어주어서  정말 감사합니다

오늘 따뜻한 밥을 차려주어서 정말 고맙습니다

잘 드셔주셔서 고맙습니다 

 

이렇게 간단한 해결책이 있는데

싸우는 노부부들 

오손도손 살고 싶다면서

안싸우고 싶다면서

 

아주 간단한 이걸 못하는게 너무 신기하지 않은가요

 

마음만

한순간 이렇게 바꾸면 되는데

그게 안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몰라서 묻는건 아니지

인간이니까요

남탓하며 살아온 평생 버릇을 못버리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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