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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살이

산끝 오두막 2014. 1. 28. 09:58

 

밤 열시에 퇴근하면

차를 타고 집 앞까지 오면 11시면 되지만

걷게 되면 11시 반이 됩니다

불 피우고

아침에 빼 놓은 물 올리고 씻고 밥하고 변기 물채우면

12시 반이 됩니다

 

눈이 온다는 일기예보가 있게 되면

차를 세워 놓고 걸어 올라 옵니다

그런데 눈이 안오면 살짝 약오르기도 합니다

 

겨울내내 걷다가

이제 며칠 차를타고 올라 와 봤는데

또 걷기 시작합니다

 

어제 길이 미끄러워서 올라 오다가 중간에 차를 세워 두었는데

오늘 아침은 조금 일찍 출근해야 겠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창밖을 내다 보았습니다

저 눈은 언제 녹으려고 저러나 싶습니다

 

 

 

 

다용도 실과 방 사이의 공간입니다

가능한 장작을 많이 해 두어서 그래도 마음이 따뜻합니다

산속에 살면 이런 공간이 많으면 좋습니다

겨울에 눈 안맞고 작업을 할수 있기 때문입니다

 

원두막이나 평상 보다는

집이나 방과 가까운 곳에 지붕과 벽이 있는

이런 처마나 헛간 같은 공간이 훨씬 유용하고 좋습니다

 

 

 

 

그래도 눈이 제법 많이 녹았네요

이제 걷기 시작해야겠습니다

 

 

 

 

 

여전히 조용히

눈속에 가만히 앉아 있는오두막이 오늘따라 좀 더 쓸쓸해 보이네요

 

 

 

 

 

한참을 걸어서 이도 중간에 있는 차에 왔습니다

영하 3도쯤이야 시동이 가뿐하게 걸려 줄것입니다

세레스 타고 다닐대는 늘 아침에 시동때문에 마음이 불안 했는데

봉삼이는 그래도 시동이 잘 걸리는 편입니다

 

 

 

 

 

저는 산약초에는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달맞이

민들레

천남성

당귀

겨우살이가

상황버섯이

산더덕이

고로쇠 수액이 다래 수액이 어떤 병에 좋다고

해도

아프지 않은 나까지

그런 욕심을 부려가며 산에서 약초를 캐야 할까

아프신 분들이 병을 낫자고 약초를드시거나

뱀이나 개구리를 드신다는것은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아프지도 않은 사람들이 정력에 좋다고

늙지 않겠다고 돈이 된다고

마구 채취해다가 먹는것은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십년을 지나다니던 길인데 모르고 있다가

그런데 주변에 아픈 분이 계시니 저런 겨우살이가

눈에 들어 옵니다

 

인간은 참 우스운 존재인 것 같습니다

단지 간단한 한가지의 어떤 사건을 계기로

생각이 이렇게 쉽게 바뀌기도 하나 봅니다

 

매일 지나던 길인데 처음 봅니다

저 겨우살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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