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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 이야기

산끝 오두막 2024. 4. 18. 08:05

마늘하면

떠오르는게 단군신화입니다

 

동굴에서

곰이 마늘만 100일을 먹고여자가 되었다

그래서 웅녀라고 불렀다

 

미련한 곰이

그 독한 마늘을 100일간 먹다니

그래서 여자가 되었다니

여자가 얼마나 지독한 거야

 

마늘하면

드라큐라가 떠 오릅니다

 

얼마나 냄새가 지독하고 매우면

사람 피빨아 먹는 드라큐라가 마늘을 보고

도망간답니다

 

마늘하면

어머니가 떠오릅니다

 

어머니가 농사를 지으시기 전에는

마늘이나 감자나 고구마나

다 뿌리에 달린 열매지

그 정도는 나도 알아하면서 아는척 했는데

그 전해 가을에 마늘 심는다는건 몰랐습니다

 

보리처럼 밭에서 겨울을 나는지 몰랐는데 

어머니 돌아가시기 전해

가을에 함께 마늘을 밭에 심었습니다

그리고

그 겨울에 병원에 입원을 하셨습니다

 

보온을 잘해주어야 한다고 해서

왕겨도 덮고 비닐도 덮어 주었습니다

겨우내 마늘이 잘 버티고

봄에 싹이 나오는지

내내 궁금해 하셨는데

겨울내내 시골집에 가서 살펴보고

말씀드리고

그러다가 어느날

드디어 마늘이 새싹이 나왔습니다

기쁜 마음에 사진을 찍어

한달음에 달려가 어머니께 보여 드렸습니다

 

어머니 마늘 싹이 났어요

조금만 더 기운내세요

이제 따뜻해지면 가서 농사지으실수 있어요  

 

그리곤 그해 봄에

벚꽃이 만개하던 때에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마늘이 싹을 틔우면

벚꽃이 활짝 피면

어머니 생각이 납니다

아마 죽을때까지 그럴 것 같습니다

 

마늘은

제게는 참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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