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눈이 내립니다
며칠전 따뜻했던 날씨에
공사중이 길바닥은 진창이 된 상태로
그 위에 습기먹은 떡눈이 습설이라 부르는 눈이
엄청 쌓였습니다
진창만으로도 힘든데 그 위에 눈이 가득 쌓였습니다
흠
밀어 붙일거야
사륜에 스노우타이어거든
빠졌습니다
음 빠졌군
차를 돌려서 내려가려는데
자꾸 미끄러지면서 바퀴가 점점 진창으로 빠져 들어갑니다
이럴땐 앞으로 탈출을 포기하고
자꾸 방방대면서 점점 빠지지 말고 그냥 후진으로 내려가면 됩니다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되겠지하고 계속하기 보다는
빠르게 신속하게 다른 방법을 생각해야 합니다
올라 갔던 길을
그 바퀴자국 그대로 후진으로 다시 내려가는 중입니다
차를 돌려 세워 놓고 걸어가야지요
차를 돌려 세우려는데
차가 자꾸 옆으로 미끄러지면서 돌려 세우기가 어렵네요
어렵게 돌려 세워 놓고
유리창 가리개용 비닐도 덮어 놓고
걸어가야겠습니다
걸어 올라가다 보니 차가 빠져서 애쓴 흔적이 보이네요
조금만 더가면 정상이라 차를 돌릴 수 있었는데
아깝네
여기서도 200미터는 더 가야되는데 조금이라고
올라온게 1키로미터 200미터면 조금이지
임도위에 갤로퍼는 잘있습니다
문틈에 눈을 잘 치워 두어야 합니다
문틈에 눈을 잘 안치우면 눈이 녹아 틈에 들어가고
아침에 문짝이 안열립니다
겨울아침에
자동차 문짝이 얼어붙어 안열리면 아주 난감합니다
그렇다고 문고리를
세게 잡아 당기면 문고리가 망가집니다
임도위에 갤로퍼를 세우고
비닐로 유리창을 덮어 주고
이런 저런 유리 덮개를 써봤는데
비닐이 제일 편했습니다
보기엔 좀 그렇지만
저렴하고 크기 마음대로 자를수 있고
급할때 물건에 깔고 눈길위에 끌고 가도 되고
이젠 산끝오두막 눈을 치워야 합니다
눈 치워야 하는곳
개집마당
태양관 판넬
처마 세곳
차고 두곳
처마 눈을 밀어 내리는데
눈넉가래 손잡이가 짧아서 대를 길게 연결했습니다
지붕에 올라가 볼까
미끌러지지 않게 조심하자
매번 미끈해서 떨어질뻔하는 경험이 있어서
늘 조심합니다
차고 지붕 비닐하우스에 눈을 털어내고 있습니다
논이 올때마다 치우지 않으면
눈이 쌓이면서 비닐이 늘어나다가 찢어집니다
비닐이 안찢어지고 버티면 집이 주저 앉습니다
하얀눈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면
어머니와 함께 설 명절에 방앗간에 갔던 생각이 납니다
하얀 쌀가루가 떨어지던 모습
길게 뽑아져 나오는 가랙떡
이젠 다 옛날 모습들이겠지요
양쪽에서 밀어 내린 눈이
이젠 정말 처마에 닿을것같습니다
출근해야지요
갤로퍼
밤새 잘잤니
영하 12도
별로 춥지 않습니다
역시 봄은 봄이네
한겨울 영하 12도와는 다른 느낌입니다
봉고차로 걸어가는데
와
누가 산아래 길에 눈을 밀어주었습니다
친하게 지내는 동네 동생이 밀어 주었을겁니다
너무 고맙네요
등산화에 눈이 들어 올정도로 많아서 내심 걷기에 힘들겠네
시간이 좀 걸리겠군 그랬는데
동네동생이 눈을 밀다가
길옆에 눈 쌓인 봉고차를 보고
이 형님 걸어가셨네 하고 웃었을겁니다
잘 빠져 나가야 될텐데
그나마 바로 옆에 눈을 밀어 주어서
아무 걱정이 없습니다
전화가 되는 곳이라
전화를 했습니다
임도에서 내려와 보고 깜짝 놀랐네
너무 고마워 눈 밀어줘서
임도도 밀어볼까 했는데 늦고 멀어서 못했어요
뭐 거기까지야 임도는 갤로퍼로 다니면 되는데 뭐
정말 고맙워요
네 출근 잘하세요
네 좋은 하루 보내요
봉고차는 영하 8도
자 출발해 볼까
눈은 밀었어도 빙판길이니 조심조심 가야지
간선도로에 나오니
제설차가 얼마나 열심히 눈을 밀었는지
눈이 하나도 없습니다
제설차가 눈을 밀고 다는걸 볼때마다
정말 훌륭한 나라야
정말 대단한 국민들이야
뭐 이런저런 일들도 문제도 많지만
대개는
참으로 고맙고 훌륭한 사람들이 많은
좋은 나라입니다
잘 출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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