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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송이 포키를 덮치다

산끝 오두막 2010. 5. 26. 10:03

어제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오두막을 들어갔다

 

추적거리며 비를 맞고 하마을에를

한참을 걸어갔다 와서 다리도 뻐근하고

 

차도 기름을 이십이만원어치나

먹어치워서 힘들겠지

이동거리만 1600km 정도인데

나도 그렇지만 차는 더 힘들거 같아서 미안하다

 

1600km정도면

시속 100km라해도 꼬박 16시간을 운전한건데

 

휴게소 밥시간 잠시간 빼면

대다수 시간을 운전에 매달리고

나머지는 봉하마을에서 비맞고 걸어 다닌게

전부인 연휴였나보다 

 

비내리는 일요일 저녁 연휴끝에

누가  봉하에 이렇게 많이 오리라 생각했나

목소리를 듣자 눈시울이 뜨거워 졌다

그냥 조용히 살수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오두막에 돌아오니

거대한 낙엽송이 포키를 누르고 있다

저 나무를 어떻게 포크레인에서 내릴까

비는 계속 내린다

자르자니 너무 무거워 잘려진 나무가 포키를 때리면

박살날거 같고

지지대를 받치고 포키를 빼자니

비에 물러진 땅에서 쓰러진 나무를 견딜만한

지지대도 없고

 

기게톱에 시동을걸었다

하필 기계톱 시동거는 줄도 끊어졌다

좋지 않은 일은 늘 겹쳐서 온다

20여미터가 넘는 나무를 잘르는건 쉽지 않다

그것도 삐딱하게 쓰러진 살아있는 나무를

 

잘려진 나무가

떨어지면서 포키뒷통수를 때렸다

뒷창문이 떨어져 나가고

에어크리너(엔진룸위에 튀어나와있다)가 박살나고

엔진 커버는 깨졌다

 

비는 계속 내리고

떨어진 유리창이라도 막아 놓아야 포키 안이 안젖을 텐데

비를 맞으면 유리창을 막아놓았다

 

저녁을 먹고 가볍게

컴퓨터로 일을 좀 할까했던

생각은 물건너 가고

열시가 넘어 밥을 먹었다

 

건너다 보면 남의 인생은 참 쉬워 보인다

들여다 보면

이세상에 쉬운 인생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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