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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최악의 후진 1

산끝 오두막 2012. 3. 8. 09:24

여태 살면서 차를 네번을 바꾸었는데

차종은 한결같이 사륜구동 이었습니다

 

오지에 살면

단지 한장소 한순간의 선택이 많은 돈과 시간을 좌우하게 됩니다

 

오지에서 혼자 무엇인가를 할때

꼭 기억해 두시면 좋은 것들을 잠시 말씀드리면

 

1.어 뭔가 좀 이상해

-이순간에는 반드시 하시던 일을 멈추셔야 합니다

 

이후에는 발생하는 더 큰문제는 크게 문제가 생길 확율이 아주 높고

주변에 도움을 청할수 없는 상태라면 더 큰 문제로 비화 됩니다

 

2.에이 귀챦은데 그냥 하지뭐

-잠시 귀챦는다는 것 때문에 해야 할것을 하지 않으면 더 큰 낭패를 봅니다

용접할때 장갑이 주변에 없으면 어느순간에는 그냥 용접을 합니다

십중팔구 손을 데입니다

전문가는 수십번을 데이고 전문가가 됬으니 맨손으로 하는건데 몇번 하지도 않고

이정도면 나도 그냥해도 문제 없을거야 합니다

 

3.한가지 일을 세번이상 생각합니다

반짝 어떤 아이디어가 떠 오릅니다

와 왜 그런 생각을 미쳐 못했지 하고

대견해 하며 바로 실전에 돌입하시면 문제가 발생할 경우 해결이 어렵습니다

 

어제 급경사임도에 체인을 치고 올라가는데

거의 정상 커브쯤에서 느낌이 이상했습니다

어 뭔가 좀 이상한데

순간 갈등을 합니다

멈추면 뒤로 미끄러져 구덩이에 빠질지도 모르고

계속 가속페달을 밟고 앵앵거리자니 엔진에 무리가 갈것같고

벌써 사륜구동 락을 걸어 놓은것은 풀렸습니다

사륜구동 락은 네비퀴가 거의 동등한 힘에 비슷한 속도를 가져야 힘을 쓰는데

락이 풀렸다는 것은 한바퀴가 다른 바퀴에 비해 고속으로 회전한다는 것입니다 

 

가만히 브레이크를 밟으니 눈에 뒤로 미끌어지지는 않습니다

내릴때 문도 살짝 닫아야 합니다

쾅하고 닫으면 차가 울리면서 뒤로 미끌어지기 시작하는 경험도 있어서요

얼른 주변에 나무토막으로 뒤를 고이고

바퀴를 보니 체인이 어디론가 사라졌습니다

어디서 끊어진거야

 

일단은 급경사 오르는 거의 불가능하니 후진으로

끝까지 내려가야 합니다

좁은 급경사 오르막임도에 차돌린 여유 공간이 없고

있다해도 후진으로 차를 옆으로 돌려 눈구덩이에 넣었다가

체인 없이 잘 빠져 나오란 보장이 없으므로

올라온 바퀴자리를 그대로 따라서 급경사 임도를 후진으로 내려가야 갑니다

 

밤 11시 30분에 그나마 달이 밝습니다

깜깜나라에서는 자동차 후진등으로 후진한다는 건 어림없는 일입니다

 

잠깐  후진하는데 느낌이 안좋습니다

어 이상한데

그 순간에바로 정지 해야 합니다

괜챦을 거야 하면 그 후에 생기는 문제는 더큰 문제가 올게 틀림 없으니까요

 

차를 다시 세우고

후레쉬(시골에서는 반드시 상시 휴대를 해야 합니다)를 켜서

차 밑을 들려다 보았더니

등속조인트에 끊어진 체인이 엉켜서 감겨버렸습니다

 

어찌하나

이 깜깜한 밤에 눈구덩이 속에서

일단은 이럴때는 조용히 물러 섭니다

얼른 가서 불피우고  밥해놓고 내일 아침 일찍 공구 챙겨와서 체인을 잘라 내야겠네

집에 걸어가야지

 

달빛 받으며 하야 눈속을 터덜거리고 걸어갑니다

그러면서도 그런 생각을 합니다

 

참 경치 이쁘지

달밤에 눈길 걷는 것도 참 기분 좋은 일이야

 

집에는 새벽 한시에 도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