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끝 오두막 2022. 4. 7. 08:30

친구가 많지 않은데

그나마 고등학교때 친구면서 대학친구

공과대학 같은 과 친구들이 모여서 모임을 만든적이 있습니다

 

7명이 모임을 만들었는데

졸업하고 꽤 오랜시간 모임이 유지되었습니다

한 20년쯤

어느 순간부터 모임이 잘 안되었는데

바빠서

잊어버려서

회장도 순번제로 하기로 했는데

다른 친구들은 바쁘다는 이유로 거절해서

늘 원주친구와 제가 번갈아 하게 되었습니다

 

그중에 한 친구는

서울서 큰 학원을 해서 돈을 꽤벌었고

어떤 친구는 중국에 공장을 세우고

또 다른 친구는 공무원으로 승승장구하고

 

저야

뭐 늘 그냥 그모습이었는데

그 친구들 말고 다른 한 친구는

늘 사는게 힘들다고

왜 자신만 이렇게 힘든지 모르겠다고

서울에서 나보다 돈도 더 벌고

더 잘 지내는 것 같은데 힘들어 했습니다

힘들어할 때 마다

날 봐라

이런 나도 세상 팔자 편하게 산다

그냥 편하게 생각하면 안되겠니

 

그러다 모임은 해체되었고

나이들어 정년퇴임하면 다시 모여보자

그렇게 헤어졌습니다

 

산속에서 연락을 끊고 산지 꽤 되어서

다들 잘 지내고 있겟지

언젠가 모일날이 있을까

가끔 그런 생각을 하면 지냈는데

 

어젯밤 부고가 문자로 왔습니다

 

그 힘들어 하던 친구가 세상을 떠났답니다

아마

스스로 세상을 등진 듯 하답니다

 

친구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몇개 없는 전화번호라서

어머니 전화번호도 그냥 가지고 있는데

또 쓸수 없는 전화번호가 하나더 생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