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깜한 밤에
단 한개의 전깃불없이
창문을 열고
의자에 앉아서
달빛을 가만히 바라보았습니다
의자
조그만
초등하교 의자를 하나 얻어와서
소파대신 방안에 두고 씁니다
방이 너무 작아
침대에 난로 하나뿐인데도
큰 의자 놓을 공간이 없어서
방바닥에 앉아서
이런 저런 사색을 하는데
창을 올려다 보는 형국이어서
의자를 놓았습니다
올려다 보는것과 수평으로 보는것은
목이 아픈정도가 다르니까요
달빛
전등을 끄면
처음에는 깜깜하다가
점점 밝아지기 시작합니다
밝아지다가 나중에는 대낮같아 집니다
바람도 없이
조용한 밤에 숲사이에 비치는
달빛은
아무 생각없이
계속 바라보고 있으면 분명히
저기 저 빛속에 뭔가 있지
넌 안보이니
그거 너 졸려서 그런거야
그런가
어둠
빛이 좋은가
어둠이 좋은가
어두운걸 더 좋아했습니다
내가 드러나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숨어 있으면 남들이
나를 알아보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조명을 켠 무대보다
객석이 더 좋았습니다
반짝이는
별이 되고 싶지 않니
아니
난 고요한 어둠이 더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