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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송

산끝 오두막 2016. 5. 13. 09:48

겨울에는

낙엽송 잎이 다떨어져서

죽은 나무와 살아 있는 나무를 구분할 수가 없습니다

봄이 되어 잎이 푸르러지니 죽은 나무들이

간간히 눈에 들어 오는데

집방향으로 쓰러지는 나무들이 몇개 보입니다

 

나무크기는 한아름정도나 또는 지름이 50센티이상되는

30년이 넘은 낙엽송이고 높이는 20 미터가 넘는데

바로 아래서 보면 무척 거대하고  어마어마하게 높습니다

집에 바로 붙어 있어서

넘어 오면 집을 부술 만한 사정거리 안에 있습니다

 

가급적이면 나무는 자르지 않습니다

생나무는 자를 필요가 없습니다

강풍이나 태풍에 넘오 온다해도 그냥 슬며시 넘어가는 정도라서

지붕 일부가 부서지거나 아니면 집이 약간 찌그러지는 정도인데

죽은 나무는 상황이 약간 다릅니다

 

순간 부러지면서 넘어오기 때문에

회초리로 후려치는것 같은 타격감을 줍니다

지붕을 뚫고 들어 오거나   벽을 박살내기도 합니다

 

키가 아주 큰 죽은 낙엽송이 세그루가 보입니다

 

 

 

 

가는 것 두개는 쓰러지려는 방향이

집을 조금 비켜나서 있어서 걱정이 안되는데

제일 큰 나무하나가 정확하게 집 방향으로 기울고 있습니다

죽은 낙엽송을 자세히 들여다 보니

중간 부분이 세로으로 터졌습니다

음 설명이 어렵네요

찢어졌다고 표현하면 더 쉬우려나

 

죽은 나무는 새들이 구멍을 팝니다

처음에는 벌레 잡으려고 파다가 나중에는 집을 지으려고

구멍을 파는 모양인데

구멍이 커지고 많아지면 바람이 불면 그 구멍있는 곳이

쉽게 부러집니다

 

며칠전 강풍에

집 앞쪽에 수십년 된 돌배나무 고목이 넘어갔는데

다행히 집 반대편으로 넘어가서 무사했습니다

 

 

 

어떻게든 잘라내야 겠는데

여러가지 방법을 두고 고민중입니다

 

제일 좋은 방법은

나무에 올라가 밧줄을 매달고  일정한 크기로 잘라 땅으로 살작 떨기는

방법이 있는데 나무에 올라가는게 귀챦습니다

 

두번째 방법은

포키를 끌고가서  바가지로 집과 다른 방향으로 밀면서 자르면 되는데   

나무도 많고 집 뒤편이 도랑에 경사가 급해서 포키 끌고 올라가는 것이 조금 어려운 상황입니다

 

세번째 방법은

집과 다른 방향으로 와이어를 걸고 잡아당기면서 자르는 방법이 있는데

만약에 나무가 다른 방향으로 넘어가게 되면 와이어가 팽팽하겨 당겨지다가

끊어지면 아주 위험하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쉬운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나무를 오래자르면 톱질 방향 기술만으로도 나무를 어느쪽으로든 마음대로 넘길수 있다던데

물론 그런 방법도 있습니다

톱질 방향 공부도 하고 실전도 많이 쌓아서 대체적으로는 그럴수 있습니다

하지만

15 년을 산속에 살며 커다란 낙엽송을 잘라 넘길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맞아

그 말은 맞는데

그럴줄도 알고

그런데 말이야

100 번중에 한번은 생각한 방향으로 안넘어 갈 수도 있겠지

그게 지금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톱질 방향만으로 시도해 봐야 할까

아니라고 생각해

할 수 있는 모든 만반의 준비를 하고 그 다음에 잘라야지

이 나무는 벌판에서 넘어가는게 아니라

바로 집옆이거든

생나무 바람불어서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죽은 나무를 잘라 넘기는 것인데

잘 못 넘어가면 집이 반이 부서질거야

 

언제 바람 없는날

시간이 충분한날에

하지만 여름 장마나 태풍이 오기전에 해야 할일 입니다

 

조급하지는 않습니다

내가 희망하거나 아니거나 넘어갈 나무라면

그전에라도 넘어 갈 수 있는거니까요

넘어오지 않게 해달라고 누구에게 빈다고 해서

넘어질 나무가 더 서있거나 원하는때 넘어가리라고는 생각하지 않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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